어제, 그러니까 토요일에는 창경궁에서 전통다도 경연대회인가 뭔가가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가신다고 해서 휘릭 따라나섰는데, 알고보니 봉사활동삼아 진행을 도우러 가신거..'ㅅ'; 덕분에 1시에 시작한다는 행사에 10시30분에 도착... 전 일이 있었기 때문에 잠깐 서성거리다가 바로 자리를 떴지요.
기대하던 행사를 못보고 가는 아쉬움을 담고 혜화역을 찾아가고 있는데, 길 옆에 찹쌀푸딩을 판다는 가게를 발견해버렸습니다.

창가에 늘어뜨려진 저 광고에 찹쌀푸딩 광고도 있었습니다.
처음듣는 음식에 대한 호기심에 들어가봤는데, 브랜드 카페와는 다르게 직접 자리까지 메뉴판을 가져다 주십니다. 물론 차도 직접 가져다 주시고요.
가게 내부는

이런 느낌..

창가 테이블에 놓여있는 화분도 이쁩니다.
메뉴판을 찍었어야 하는데, 어쩌다보니.. 일단 메뉴는 홍차, 녹차, 발효차, 원두커피 등이 있고, 또 전통 계절음료로 겨울에만 마실 수 있는 따뜻한 음료들과 여름에 마시는 찬음료, 그리고 계절과 상관없는 사계절 음료/메뉴가 있습니다.
녹차, 홍차 같은것도, 슽하벅스나 기타 카페처럼 단일메뉴가 아니라 몇가지 종류를 갖춰놨는데, 저는 중국차 중에서 향이 좋다고 들은 철관음을 시켜봤습니다. 물론 가게에 들어온 목적인 찹쌀푸딩도요
....그러다가 문득 다미재를 검색하니 메뉴가 찬란한 사진과 함께 나오는군요..;ㅅ;
산채초밥 전문점이라고 되어있는데, 사실 거의 찻집에 가까운 느낌..
우선 찹쌀푸딩이 먼저 나왔습니다.

잣, 녹차, 그리고 단호박이었나..? 4가지 바리에이션이 있는데, 무난하게 녹차를 선택했습니다.
뒤쪽에 보이는건 철관음에 따라나오는 다식인데, 차보다 먼저 나왔습니다. 오른쪽은 작은 찹쌀떡이고, 왼쪽은 호두가 박힌 앙금입니다. 앙금은 양갱이라고 보면 되는데, 단맛은 양갱에 비해 좀 덜합니다. 오히려 이쪽이 더 나은듯.

이렇게 휘휘 저어서 녹차가루를 섞어 먹는데, 푹 뜨면 폭 하고 떠지는 서양식 푸딩이 아니라 걸쭉한 액체에 가깝습니다.
숟가락에 걸리는 촉감이 그.."마" 를 갈아둔것처럼 끈끈하고 점성이 있어서 좀 걱정했는데, 맛은 훌륭합니다. 서양푸딩같은 달착지근하고, 포들포들한 식감은 아닌데, 혀에 부드럽게 감기는 감촉과 찹쌀 특유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 그리고 약간 단맛까지 더해서 아주 맛있습니다.
푸딩을 다 먹을때쯤 해서 철관음이 나왔습니다.

이 세트 외에 퇴수그릇과 끓는 물이 든 커피포트를 함께 주십니다. 우선 끓는 물을 찻잔과 주전자에 부어서 다기를 덥힌 다음 더운 물을 퇴수그릇에 부어서 가져가시고, 최초의 한잔을 직접 우려주셨습니다. 사진엔 없지만 찻잎은 대나무로 된 티스푼에 얹혀서 나옵니다.
가운데에 있는건 차 거름망이에요 저기에 먼저 부어서 찌꺼기를 거르고 다시 잔으로 옮겨부어 마십니다.




철관음은 들은 대로 맑은 향이 나는데, 과일 비슷하기도 하고, 상쾌한 감이 살짝 있으면서도 그윽한 풀내음이 납니다. 꽃향기도 난다던데 그건 잘 모르겠더군요.. 입에 넣으면 깔끔한 녹차맛에 아주 살짝 달고 고소한 끝맛이 남습니다.
보통 카페에서 내주는 음료는 양이 좀 많은 대신 한잔 마시면 땡이지만, 다미재의 차는 찻잎과 찻잔, 그리고 끓인 물을 주시기 때문에 몇번이고 원하는대로 우려마실 수 있습니다. 다만 음..물이 식었을때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다시 끓여달라고 하면 해주실것 같은데, 말하기도 번거롭고...차라리 커피포트의 콘센트파츠까지 함께 주시고 자리마다 콘센트를 마련해서 직접 끓일 수 있으면 좋을것 같은데..
철관음을 3번정도 우리고 있으니까 서비스로 다식을 좀 더 가져다 주셨습니다.

왼쪽은 우리가 잘 아는 깨 뿌린 한과고, 가운데는 귤로 만든듯한 달고 새콤한 젤리같은 무언가, 오른쪽은 호두 강정입니다.
거리가 좀 많이 멀어서 그렇지, 꽤 괜찮은 가게를 찾았습니다. 체인점이냐고 물어봤는데, 체인점 내달라는 요구는 많았지만 좋은 차를 엄선해 내서 제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체인점을 못냈다더군요...
비슷한 노선을 타던 가게들이 대부분 퓨전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어정쩡한 물건을 파는거에 비해서 이쪽은 모던하게 할 곳은 모던하게, 전통을 유지할 메뉴는 전통을 잘 유지해서 상당히 좋습니다.
다만 가격이 쵸큼 비싼게 흠이라면 흠인듯.. 질에 비해서야 비싸지 않을지 몰라도, 단순히 차한잔 마시면서 쉬러 가기엔 좀 비싼느낌...그래봤자 스타벅스랑 엇비슷하지만요..


덧글
차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네요..
창경궁이면,, 책사러갈때.. 아.. 꽤 먼가..
근데 위치가 위치인지라 평일엔 썰렁한듯해요 - -;;
주말인 토요일 점심때도 손님이 저뿐...;ㅅ;
걸죽한 푸딩..? 이 괜찮아 보여요!
이러다,
맛집 블로거로 탈바꿈하시는거 아닙니까 ㅋㅋ
항상 눈요기 하고 가지요 ㅋㅋ
호두강정 위엄이..
청풍님은 절 실망시키지 않는군요.